"세특이 너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 입시전문가의 속 깊은 이야기
"세특이 너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 입시전문가의 속 깊은 이야기
고요한 새벽, 책상에 앉아 커피를 한 잔 내려놓고는 노트북 화면을 켰다. 오늘은 또 어떤 입시 뉴스가 쏟아질까?
대한민국 교육 뉴스는 매일이 전쟁터다.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엔 한 번 클릭할 때마다 새로운 입시 정책이 튀어나오고, 부모들과 학생들은 혼란 속에서 길을 잃기 십상이다. 그런데 오늘 내 눈을 사로잡은 기사가 하나 있었다. 제목이 이랬다.
"학생부 핵심은 ‘세특’입니다."
대치동의 입시전문가 이종환 씨가 한 말이라고 한다. 이제는 ‘세특(교과세부능력특기사항)’이 입시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건가? 나는 마치 흥미로운 소설을 읽듯이 기사를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입시의 변화, 혼돈의 시대가 오다
기사를 읽다 보니 작년 입시는 그야말로 카오스였다는 사실이 다시금 떠올랐다. 의대 정원 확대 논란, 수능 난이도 논란, 그리고 무전공 학부의 확장까지. 작년 수험생들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한 해를 보냈다.
그런데 이종환 센터장의 말에 따르면 올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학생들은 선택과 책임의 무게를 안게 되었고, 내신이 ‘5등급제’로 바뀌면서 1등급이 넘쳐나는 상황이 될 거라고 했다. 결국 이 변화를 뚫고 대학에 가려면, 학생부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거다.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해질까?
세특의 시대, ‘어떻게’가 아닌 ‘무엇을’ 배우느냐가 중요하다
이 센터장은 단호하게 말했다.
"내신 1등급만으로는 변별력이 없어집니다. 결국 대학들은 학생부 속에서 ‘이 학생이 무엇을 배웠는지’를 본다는 겁니다. 바로 ‘세특’이 중요한 이유죠."
이 말을 듣자마자 나는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세특’이라는 단어조차 없던 시절. 우리는 단순히 점수를 따는 것이 전부였고, ‘학생부’라고 하면 ‘수상 기록’, ‘봉사 시간’ 같은 걸 떠올렸다.
그런데 이제는 다르다. 대학들은 학생이 수업 시간에 어떤 태도로 임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학문을 탐구했는지, 단순한 암기가 아니라 ‘어떤 고민을 했고, 무엇을 발견했는지’를 본다고 했다.
즉, 이제 입시는 ‘얼마나 높은 점수를 받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적용했느냐’의 싸움이 된 것이다.
고교학점제, 기회인가 함정인가?
올해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준다. 듣고 싶은 과목을 직접 골라 듣고, 자신이 원하는 길을 설계할 수 있다. 얼핏 보면 굉장히 좋은 제도다. 하지만 이 센터장은 경고했다.
"자신의 진로와 관련 없는 과목을 선택하는 건 무의미합니다. 결국 대학에서 ‘필수’로 보는 과목이 무엇인지 알고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해요. 무작정 흥미로운 과목을 듣다 보면, 정작 대학이 중요하게 여기는 과목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즉, ‘하고 싶은 공부’와 ‘대학이 원하는 공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무전공 학부, 누구에게 유리할까?
최근 대학들이 ‘무전공 학부’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수능 성적만 맞으면 특정 전공 없이 대학에 들어가고, 2학년 때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현재 무전공 학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공은 컴퓨터공학, 전기전자공학, 경영학과, 경제학과입니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하다. 결국 대학들은 무전공 학생들이 가장 많이 가는 전공을 염두에 두고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즉, 수학·과학이 중요한 전공을 목표로 한다면, 해당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필수라는 뜻이다.
무전공 학부라고 해서 ‘아무 과목이나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입시는 더 이상 ‘기계적인 공부’가 아니다
입시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확실히 대한민국 입시는 변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암기력’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탐구력’, ‘논리적 사고력’, ‘적용력’이 중요해졌다. 그리고 그 핵심이 바로 ‘세특’이었다.
그렇다면 우리 학생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 무조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 단순히 내신 점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수업 중에 어떤 질문을 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가 기록되는 시대다.
- 진로를 빨리 결정하라.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고, 그 과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 세특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라. 단순히 ‘열심히 했다’는 내용이 아니라, ‘어떤 점을 배우고, 어떤 고민을 했는지’가 드러나야 한다.
결국, 공부는 ‘자신을 찾는 과정’이다
나는 기사를 다 읽고 난 뒤 깊이 생각에 잠겼다. 입시는 결국 ‘나’를 증명하는 과정이구나. 과거처럼 ‘1등급을 많이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하고 싶은 사람인지 보여주는 과정’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세특’이었다.
대한민국 입시는 여전히 복잡하고, 앞으로도 수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있다.
"입시는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러니, 지금 책을 펴고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네가 배운 모든 것들이 너를 증명할 거야. 지금 네가 고민하는 그 과정이, 언젠가 너를 빛나게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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