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정말 ‘혁신’일까? 아니면 ‘혼란’일까?
고교학점제, 정말 ‘혁신’일까? 아니면 ‘혼란’일까?
올해부터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서 고교학점제가 도입된다.
이제 고등학생들은 대학생처럼 직접 과목을 선택하고 시간표를 짜야 한다.
진로에 맞춰 수업을 듣고, 3년 동안 192학점을 채워야 졸업이 가능하다.
처음 들으면 꽤나 멋진 제도 같다.
✅ 문·이과 구분 없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 우리 학교에 없는 과목은 다른 학교에서 듣거나 온라인으로 배울 수 있다!
✅ 학생들이 ‘주체적 학습’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막상 현실을 들여다보면?
✅ 학생도, 교사도, 학부모도 혼란스럽다!
✅ 지역과 학교 규모에 따라 교육 격차가 심해진다!
✅ 수능과 내신은 그대로인데, 학생들은 원하는 과목을 듣기 어렵다!
이쯤 되면 묻게 된다.
고교학점제, 정말 학생들을 위한 제도일까? 아니면 새로운 실험 대상일까?
고교학점제, 진짜로 ‘자율성’을 보장할까?
고교학점제 설명회에 참석한 예비 고1 학생들의 반응을 보자.
"어떤 과목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어요."
"시간표를 내가 직접 짜야 한다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데, 막상 선택해야 할 시점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진다.
게다가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개설하는 것도 학교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 학교마다 개설 과목이 다르다!
✔️ 선생님이 부족하면, 듣고 싶은 과목도 못 듣는다!
✔️ 결국, 수능 위주로 과목을 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급 수가 10개인 학교는 76개 과목을 개설하지만, 학급 수가 4개인 학교는 30개 과목만 개설한다.
그러니 결국 규모가 큰 학교일수록 학생들이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진다.
이제 고등학교도 ‘돈 있고 인프라 좋은 학교’가 유리해지는 시대가 오는 걸까?
이게 진정한 ‘자율성’인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교육 불평등인가?
학생들이 ‘진짜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을까?
"진로에 맞춰 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이게 고교학점제가 강조하는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문제는, 입시는 그대로다.
✔️ 대학 입시는 여전히 수능과 내신 상대평가 중심이다.
✔️ 변별력이 없는 과목을 들으면 내신이 불리해질 수 있다.
✔️ 진로를 바꿀 경우, 기존에 들었던 과목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
한마디로, 학생들은 ‘원하는 과목’이 아니라 ‘필수적인 과목’ 위주로 들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1 때 선택한 과목이 3학년 때 듣는 과목과 연계된다.
즉, 한 번의 선택이 미래를 결정짓는 셈이다.
"중간에 진로를 바꾸면, 전에 희망했던 직업을 위해 해온 시간이 허사가 되는 거잖아요."
– 예비 고등학생 김세윤
15~16살에 자신의 미래를 완벽하게 결정할 수 있는 학생이 몇이나 될까?
대학 전공을 바꾸는 대학생도 많은데, 고등학생이 한 번의 선택으로 3년을 묶어야 한다?
이건 너무 가혹한 요구가 아닐까?
교사들은 감당할 수 있을까?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는 학교에서는 과목 수가 늘어나면서 교사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 기존보다 개설 과목 수가 17개 늘어났지만, 교사는 단 한 명만 추가 채용됐다.
✔️ 한 명의 교사가 3~4개의 교과목을 담당해야 한다.
✔️ 준비해야 할 수업이 많아지면서 수업의 질이 저하될 위험도 있다.
"저도 표면적인 것만 알고 애들한테 얘기해 주고, 의아한 부분을 질문하면 얼버무리게 되는 거죠."
– 경기 지역 고등학교 교사
게다가 학생마다 시간표가 다르다 보니, 기존의 담임제도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
✔️ 담임 선생님이 담당하는 반 학생이 40명인데, 그중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학생이 10명뿐이다.
✔️ 학생들을 관리하고 지도하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
"아이들 관리라든지 지도도 어렵고, 결국 방치될 가능성이 높아질 겁니다."
– 경기교사노조 대변인
결국,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준 것이 아니라 ‘혼란’을 던져준 것 아닐까?
해결책은 없을까?
교육부는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 온라인학교를 도입하고,
✔️ 내신 등급을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걸로 충분할까?
❌ 온라인학교는 현장 수업과 동일한 수준의 학습 효과를 낼 수 있을까?
❌ 내신 등급을 완화해도 여전히 입시는 변하지 않는데, 학생들은 똑같이 수능 위주로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 진로 변경이 자유롭지 않은 시스템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를 충분히 탐색할 수 있을까?
고교학점제는 획기적인 교육 개혁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보완책 없이 강행된다면,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부담이 될 뿐이다.
이 제도가 학생들을 위한 ‘자율성’이 될지, 새로운 ‘제약’이 될지는 앞으로의 운영 방식에 달려 있다.
지금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고교학점제는 이름만 ‘선택’이지, 실상은 ‘강제’가 될지도 모른다.
과연, 교육부는 진짜 학생들을 위한 방향으로 이 제도를 다듬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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