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대입 개편안, 과연 "역량"이 답일까?
2028 대입 개편안, 과연 "역량"이 답일까?
얼마 전 조선에듀에서 권오현 서울대 명예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2028 대입 개편안의 주요 변화와 학생들이 준비해야 할 전략을 다루었다. "정시도 학생부를 반영하는 시대", "수능 선택과목 폐지", "무전공 선발 확대" 등 변화의 폭이 크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의 중심 키워드는 "역량"이다.
자,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
과연 우리는 "역량"이라는 단어만 반복하면 입시 문제가 해결될까? 🤔
1. 수능 선택과목 폐지: 문과·이과 경계는 사라질까?
2028학년도부터 국어, 수학, 사회·과학에서 선택과목이 폐지된다.
이는 그동안 표준점수 유불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수능이 문과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 인문·사회계열은 어느 정도 변별력이 유지되지만,
✅ 자연·이공계는 과학·수학 선택과목이 사라지면서 변별력이 낮아진다.
즉, 문과와 이과의 경계를 없애려다가, 오히려 이과 학생들이 불리해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과학Ⅱ 과목을 선택해 심화 학습을 했던 학생들은 "뭐야, 내가 손해보는 거 아냐?"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 비판적 시각: "문과 침공"이 더 심해진다?
현재도 문과 인기학과(경영, 경제, 미디어 등)에 이과 학생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문과 침공"**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수능 선택과목이 폐지되면, 자연계 학생들이 인문사회계 학과로 이동하는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다.
👉 그럼 자연계열의 학문 균형은?
👉 인문사회계 학생들의 경쟁력은?
단순히 "선택과목을 없애면 공정해질 것"이라는 논리는 너무 단순하다. 대학이 정시에 학생부를 반영하려는 이유도, 이런 변별력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이 크다.
2. 무전공 선발, 기회일까 함정일까?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무전공 선발 확대이다.
대학들이 "미래에는 특정 전공을 미리 정하는 것보다, 입학 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며 무전공 선발을 늘리고 있다.
✅ 취지 자체는 좋다.
전공을 정하지 않은 채 입학 후 탐색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자유로운 선택권을 준다.
⚠️ 하지만 현실은?
- 인기 학과로의 쏠림 현상 심화
-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학생이 좌절
-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지방 대학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
특히, 인기 전공(컴퓨터공학, 경영, 의학 등)에는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결국 전공 배정 과정에서 또 다른 불평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처음부터 정원 제한을 두고 전공 선택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3. 정시도 학생부를 반영하는 시대?
2028 대입 개편안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정시에서 학생부를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 서울대: 학생부 정성평가 추가
✅ 연세대·고려대: 학생부 정량평가 도입
✅ 일부 대학: 인성 면접 강화
즉, 이제는 정시도 단순히 수능 점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생부까지 반영하는 형태로 바뀌는 중이다.
하지만 이 변화가 **"모두에게 공정한 변화"**일까?
🤔 정시를 준비했던 학생들은?
기존 정시는 학생부와 무관하게 순수하게 시험 성적만으로 평가받는 전형이었다. 하지만 학생부가 포함되면,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결국 학생부 관리가 중요해진다.
👉 그럼 결국, 학종과 정시의 차이가 점점 사라지는 것 아닌가?
👉 학생부를 반영하는 기준은 투명한가?
"공정한 정시"를 원했던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는 이 변화가 다소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4. 대학이 원하는 "역량"이란 무엇인가?
권오현 교수는 "현대 사회가 원하는 것은 표준화된 인재가 아닌 '강한 개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대학들은 학종의 평가 요소를 다음과 같이 변화시키고 있다.
🔹 기존: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
🔹 변경: 학업역량, 진로역량, 공동체역량
이제 대학들은 학생이
✅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하는 힘(자기주도적 학업역량)
✅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는 능력(진로역량)
✅ 사회 속에서 협업하고 기여하는 태도(공동체역량)
을 갖추었는지를 본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질문.
👉 이런 "역량"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학생부를 없애고, 학종을 줄이고, 정시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평가 기준을 재정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결론: "역량"이라는 단어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2028 대입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교육계는 "역량 중심 대입"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역량"이라는 단어를 얼마나 반복하느냐가 아니라, 그 평가 기준이 얼마나 투명하고 현실적이냐는 점이다.
✅ 수능 선택과목 폐지 – 자연계 변별력 저하 가능성
✅ 무전공 선발 확대 – 수도권 쏠림과 인기 전공 경쟁 심화
✅ 정시 학생부 반영 – 정시와 학종의 경계 모호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 "역량 중심 교육"만 강조한다면, 학생들은 혼란만 커질 것이다.
"역량"이라는 단어 하나로 모든 문제를 덮을 수는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학생들이 진짜 역량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즉, 단순한 제도 변경이 아니라 "어떤 평가 방식이 학생들에게 진짜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제 단순히 "제도 변화"가 아니라, 그 변화의 방향성이 진짜 학생들에게 이로운지를 따져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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