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와 출석률 2/3 기준, 정말 공정한 걸까?
고교학점제와 출석률 2/3 기준, 정말 공정한 걸까?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서 학생들은 이제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학습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자유에는 엄연한 '조건'이 존재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출석률 2/3 이상이라는 기준입니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학업 성취율이 높더라도 학점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출석률 기준은 과연 합리적일까요?
출석률 2/3 기준, 그 의도는?
교육부에서 출석률 기준을 설정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꾸준히 수업에 참여해야 학습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전제죠. 단순히 시험 점수가 높다고 해서 모든 학습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출석률이 필요하다는 논리입니다.
게다가 '추가학습'이라는 보완책도 존재합니다. 출석률이 2/3 미만이지만 학업 성취율이 40% 이상이면 추가학습을 통해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듣기만 해도 꽤 공정한 시스템처럼 보이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출석률 기준, 정말 '공정한' 평가인가?
출석률 2/3 기준이 공정하다는 전제는, 모든 학생이 같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같은 기회를 가진다는 가정에 기반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1. 건강 문제로 출석이 어려운 학생들은?
만성질환, 정신 건강 문제, 가정 내 돌봄 문제 등으로 인해 출석이 어려운 학생들은 어떻게 될까요? 아무리 성취도가 높아도, 단순히 출석률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학점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평가 방식일까요?
이들에게 추가학습 기회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이는 여전히 출석률 기준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보완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2. 자기주도학습을 선호하는 학생은?
일부 학생들은 전통적인 교실 수업보다 온라인 학습이나 독학을 선호합니다. 이런 학생들이 시험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다면, 출석률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학점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다소 불합리해 보일 수 있습니다.
고교학점제의 취지는 학생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출석이라는 물리적 기준이 여전히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로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학점제를 도입한 이유가 무색해지는 것 아닐까요?
'추가학습'이라는 보완책, 얼마나 효과적일까?
출석률이 2/3 미만이라도 학업 성취율이 40% 이상이면 추가학습을 통해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얼핏 보면 합리적인 보완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합니다.
1. 추가학습의 형식적인 운영 문제
추가학습은 보통 간단한 과제나 학업 계획서 등의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실질적인 학습이 아닌 단순한 ‘행정적인 절차’로 변질될 위험이 있습니다. 학생이 정말로 부족한 내용을 보충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학점을 얻기 위한 형식적인 과정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크죠.
2. 학생들에게는 또 다른 부담
추가학습을 받는 학생들은 이미 출석률이 낮은 상태에서 새로운 과제나 학습 계획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학습을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업 스트레스와 부담을 가중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출석률 2/3 기준, 대안은 없을까?
출석률 기준을 완전히 폐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보다 유연한 평가 방식이 필요해 보입니다.
✅ 출석률을 평가 요소 중 하나로 두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지 않기
예를 들어, 출석률이 낮더라도 학생이 추가 시험이나 프로젝트를 통해 학업 성취를 입증하면 학점을 인정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온라인 학습과 자기주도 학습을 인정하는 시스템 도입
특히 고교학점제가 학생의 선택권을 강조하는 만큼, 출석이 아닌 학습 성과 중심의 평가 방식이 확대될 필요가 있습니다.
✅ 건강상 이유로 출석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별도 기준 마련
현재 추가학습 제도도 있지만, 더욱 세부적인 맞춤형 지원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병원 진단서를 제출하면 대체 평가 방식으로 학점을 인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겠죠.
출석이 중요한가, 학습이 중요한가?
고교학점제는 분명 학생의 개별적인 학습 스타일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출석률 2/3 기준은 여전히 기존 교육 방식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점은 '출석이 중요한가, 학습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입니다.
출석률이 아니라 실제 학습 성취도와 성장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더 유연한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제는 출석이 아니라, 학생의 진짜 학습 경험을 중심으로 평가 방식을 변화시켜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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